성장률 3%대인데 청년 고용률은 왜 계속 떨어지나요?

반도체 호황 속 청년 고용률 하락은 일시적인 경기 엇갈림이 아니라 일자리를 적게 만드는 성장과 신입 채용 축소가 겹친 ‘고용 없는 성장’입니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9월 고용동향」에서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4.0%로 1년 전보다 1.1%p 떨어져 29개월째 내림세를 이어 갔습니다. 같은 해 상반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 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9월 청년 취업자 감소분의 약 56%는 인구 감소가 아닌 고용률 하락에서 나왔습니다.

목차

2026년 9월 고용동향: 전체 취업자는 늘고 청년만 줄었습니다

전체 고용은 견조한데 청년층만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9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926만 6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 3천 명 늘었고 실업률 2.0%는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9월 기준 최저였습니다. 같은 달 15\~29세 취업자는 14만 7천 명 줄었고 청년 실업률은 5.4%로 0.6%p 올랐습니다. 일하고 싶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까지 넓게 잡은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로 보면 청년층은 15.6%에 이릅니다.

악화는 20대 초반에 몰려 있습니다. 20\~24세 고용률은 41.9%로 2.7%p 떨어졌지만 25\~29세는 71.7%로 1년 전과 같았습니다.

과거의 청년 고용 부진은 경기 침체와 함께 왔습니다. 이번에는 총량 경기가 좋은 가운데 청년 고용만 뒷걸음질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국면거시 배경청년(15\~29세) 지표
2005년 9월\~2009년 11월금융위기 전후 경기 침체고용률 51개월 연속 하락
2013년저성장연간 고용률 39.5%(역대 최저)
2021년 1월코로나19, 전체 취업자 98만 2천 명 감소고용률 41.1%(-2.9%p)
2026년 9월상반기 성장률 3.8%, 실업률 2.0%고용률 44.0%(-1.1%p)

자료: 서울신문, e-나라지표 청년고용동향, 정책브리핑, 국가데이터처.

경기 회복만 기다려서는 풀리지 않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청년 취업자 감소의 절반 이상은 고용률 하락 몫입니다

9월 청년 취업자 감소 14만 7천 명 가운데 인구가 줄어든 몫은 약 44%에 불과합니다. 인구 효과는 청년 인구 증감에 전년 고용률을 곱해 구하고 실제 증감에서 이를 뺀 나머지를 고용률 효과로 봤습니다. 15\~29세 인구는 776만 3천 명으로 1년 새 14만 3천 명 줄었고 여기에 전년 고용률 45.1%를 곱하면 인구 효과는 약 -6만 5천 명입니다.

구분(전년 동월 대비)고용률 변화실제 취업자 증감인구 효과고용률 효과고용률 효과 비중
5월 15\~29세-2.4%p-25만 5천 명약 -7만 명약 -18만 5천 명약 73%
9월 15\~29세-1.1%p-14만 7천 명약 -6만 5천 명약 -8만 2천 명약 56%
9월 25\~29세0.0%p-6만 8천 명약 -6만 8천 명0명0%

자료: 국가데이터처 고용동향·청년층 부가조사와 서플 보도를 바탕으로 한 필자 계산입니다.

고용률이 그대로인 25\~29세는 감소가 사실상 전부 인구 효과입니다. 고용률이 2.7%p 떨어진 20\~24세는 사정이 달라 감소분 10만 3천 명의 상당 부분이 고용률 요인입니다. 문제는 인구보다 노동시장에 처음 들어서는 단계에 있습니다.

‘쉬었음’이 줄어든 것도 반가운 신호로만 읽기는 어렵습니다. 청년층 ‘쉬었음’은 9월 36만 4천 명으로 4만 4천 명 줄었지만 같은 달 고용률은 내리고 실업률은 올랐습니다. 쉬던 청년 상당수가 곧바로 취업하기보다 구직이나 취업준비로 옮겨 갔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26-3호는 미취업 기간이 1년 늘면 ‘쉬었음’이 될 확률이 4.0%p 높아진다고 분석했고 5월 청년층 부가조사에서 졸업 후 1년 이상 미취업자 비율은 48.6%로 2009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반도체 취업유발계수 1.54명: 성장이 일자리로 번지지 않는 구조

올해 성장을 이끈 반도체는 생산이 늘어도 일자리가 적게 따라오는 산업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총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4%에서 42% 수준으로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고용 유발력이 큰 건설투자의 2분기 성장 기여도는 0.0%p에 머물렀습니다.

취업유발계수는 생산이 10억 원 늘 때 직·간접적으로 생기는 취업자 수를 말합니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서 반도체 계수는 2023년 2.36명에서 2024년 1.54명으로 34.7% 낮아져 전 산업 평균 7.8명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서비스업(9.5명)은 반도체의 약 6.2배입니다. 제품 가격이 오르면 같은 인원이 일해도 계수가 낮아지는 만큼 이 숫자만으로 고용 축소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더 직접적인 근거는 신규채용입니다. 디지털타임스가 일자리 행정통계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 제조업 일자리는 2018년 1분기 15만 2천 개에서 2026년 1분기 17만 4천 개로 14.5% 늘었지만 신규채용 일자리는 3만 7천 개에서 2만 9천 개로 21.6% 줄었습니다. 산업은 커졌는데 청년이 들어갈 빈자리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업종별로 봐도 방향은 같습니다. 9월 제조업 취업자는 1만 6천 명 늘어 27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지만 청년이 첫 일자리로 많이 찾는 숙박·음식점업은 9만 7천 명 줄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소비쿠폰 효과에 따른 기저효과를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늘어난 일자리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20만 7천 명)처럼 고령층 수요가 큰 분야에 몰렸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총량지표와 체감경기가 갈라지는 ‘K자형 경제’를 경계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경력직 채용 비중 37.6%와 AI: 높아진 신입 진입 문턱

남은 빈자리도 경력자에게 먼저 돌아갑니다.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25-1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에 따르면 기업 신규채용에서 경력직 비중은 2009년 17.3%에서 2023년 37.6%로 높아졌습니다. 경력이 없는 사람의 상용직 취업 확률은 월 1.4%로 경력자(월 2.7%)의 절반 수준입니다. 모형 분석에서 경력직 채용 확대는 20대 상용직 고용률을 44%에서 34%로 10%p 끌어내렸지만 30대는 3%p 하락에 그쳤습니다.

늦은 진입의 비용은 오래 남습니다. BOK 이슈노트 제2026-2호를 보면 첫 취업까지 1년 넘게 걸린 비중은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올랐고 미취업 기간이 1년 늘 때마다 실질임금은 평균 6.7% 낮아졌습니다. 초기 실업의 흔적이 경력 내내 따라붙는 상흔효과입니다.

AI의 영향은 해석이 엇갈리는데요. 2026년 5월 고용보험 30세 미만 가입자는 2.8% 줄었고 직종별로는 컴퓨터시스템 전문가(-16.1%)와 작가·번역가(-20.6%)의 감소가 컸습니다. IT 투자 위축과 건설경기 부진, 중동 리스크가 겹친 시기여서 AI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고 OECD Employment Outlook 2026도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봤습니다.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 연구는 다른 단서를 줍니다. AI 노출 직종의 22\~25세 고용이 노출이 적은 직종의 또래보다 19% 낮았고 그 감소는 해고가 아닌 신규채용 축소로 나타났습니다. AI는 일자리를 한꺼번에 없애기보다 신입 채용 경로를 좁히는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리스크와 전망: 성장률 전망은 오르고 취업자 전망은 내려갑니다

올해 취업자 증가는 주요 기관 전망 가운데 가장 낮은 한국노동연구원(8월)의 10만 3천 명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7월)는 성장률 3.0%에 취업자 15만 명, 한국은행(8월)은 3.3%에 14만 명, KDI(8월)는 3.2%에 11만 명을 제시했습니다. 1\~9월 취업자 증가가 월평균 11만 7천 명으로 2020년 이후 가장 작았던 만큼 정부 전망을 채우려면 10\~12월에 매달 약 25만 명씩 늘어야 합니다. 올해 최대였던 8월의 18만 4천 명보다도 많은 숫자입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10월 22일 올해 성장률이 8월 전망치 3.3%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가장 가까운 하방 리스크는 금리입니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연이어 기준금리를 올려 3.00%로 만든 뒤 10월에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겼습니다. 금리 부담은 고용 유발력이 큰 내수와 건설에 먼저 닿습니다. 중동 리스크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은 신규채용부터 미룹니다. AI 투자도 변수입니다. 한국은행은 투자 속도가 크게 조정되면 내년 성장률이 0.4%p 낮아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기본 시나리오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져도 청년 고용률이 전년 대비 1%p 안팎씩 계속 떨어지고 연간 취업자 증가는 10만\~14만 명에 머무는 경로입니다. 반도체 둔화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 하락 폭은 5월 수준인 2%p대로 커질 수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전문인력 30만 명을 기르겠다는 정부의 「청년일자리 회복방안」도 신규채용이 줄어든 첨단산업에서 실제 일자리로 이어져야 효과를 냅니다.

시사점: 정책·산업·가계가 함께 지켜볼 청년 고용 지표

청년 고용률 하락은 인구 감소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경기가 좋아진다고 저절로 풀리지도 않습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과 경력직 위주의 채용이 노동시장 입구를 좁혔기 때문입니다.

정책은 그 입구를 넓히는 데 맞춰야 합니다. 한국은행의 제언처럼 산학협력과 체험형 인턴을 늘리고 현재 10% 수준인 비정규직의 1년 후 정규직 전환 비중을 높여 중소기업에서도 경력을 시작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모든 기업이 경력자만 찾으면 경력자를 길러 낼 곳이 사라집니다. 기업은 신입 직무를 AI와 함께 수행하는 업무로 다시 설계해 인력 파이프라인을 지켜야 합니다.

가계가 떠안는 비용은 오래갑니다. 한국은행은 첫 취업이 늦어지면 생애소득이 약 13% 줄어든다고 추정했습니다. 청년층은 가처분소득의 약 9%를 주거비로 써 전체 평균의 세 배에 이릅니다. 진입이 늦어질수록 소비와 결혼·출산이 함께 미뤄지고 내수 회복도 그만큼 더뎌질 수 있습니다.

매달 확인할 지표는 네 가지입니다.

  1. 15\~29세 고용률 하락 폭이 1%p 아래로 줄어드는지와 20\~24세 고용률(9월 41.9%)의 반등 여부
  2. 청년 확장실업률(9월 15.6%)과 ‘쉬었음’(9월 36만 4천 명)에서 빠져나간 청년이 취업과 구직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는지
  3. 숙박·음식점업,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와 제조업 반등의 지속 여부
  4. 10월 27일 발표되는 3분기 GDP 속보의 민간소비·건설투자 기여도와 11월 한국은행 수정 경제전망

FAQ

취업자가 늘었는데 청년 고용률이 떨어진 것은 모순 아닌가요?모순이 아닙니다. 9월 전체 취업자 증가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이 이끌었고 15~29세 취업자는 14만 7천 명 줄었습니다. 청년 인구 감소분을 걷어 내도 감소의 약 56%가 고용률 하락 몫입니다.
15~34세 지표가 새로 생겼는데 어느 기준을 봐야 하나요?추세는 계속 공표되는 15~29세 기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9월 15~34세 고용률은 56.1%로 0.4%p 내리는 데 그쳤는데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고용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30대 초반이 포함되면서 지표 악화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15~34세는 보조 지표로 함께 보면 됩니다.
청년 고용 부진은 AI 때문인가요?AI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IT·전문서비스 직종의 고용 감소는 다른 악재와 시기가 겹치고 OECD도 AI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봅니다. 다만 스탠퍼드 연구처럼 신입 채용을 줄이는 경로로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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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국가데이터처, 「2026년 9월 고용동향」 보도자료
  2. 정책브리핑, 2분기 실질 GDP 0.6% 성장…상반기 3.8%
  3. 서플, 제조업 반등에도 청년 고용률 29개월째 하락
  4. 경향신문, 반도체 수출 비중 커져도 '일자리 만드는 힘'은 약해졌다
  5.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25-1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