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상승률 2.8% 제자리, 헤드라인 둔화는 착시인가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째 내려왔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 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2.8%에서 멈췄습니다. 국가데이터처 발표를 전한 뉴스핌 보도를 보면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라 8월 3.1%, 9월 2.9%에서 오름폭이 줄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식료품·에너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9월과 같은 2.8%로 시장 예상치 2.7%를 웃돌았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10월 상승률이 3.6%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헤드라인(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의 상당 부분은 채소값 하락과 가격 통제에서 나왔습니다. 근원에는 외식·가공식품·전자제품처럼 한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 품목이 남았는데요. 11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헤드라인보다 근원물가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목차
- 근원물가 상승률 2.8% 제자리, 헤드라인 둔화는 착시인가요?
- 2026년 근원물가 추이: 8월 3.4% 정점 뒤 두 달째 2.8%
- 품목별 분해: 석유류·외식이 올리고 채소가 내렸습니다
- 근원물가를 받치는 전자제품·먹거리 가격과 서비스물가 경직성
- 기대인플레이션 2.7%에 고정, 2차 효과는 시작됐나
- 과거 국면·국제 비교: 한국만 헤드라인과 근원이 같은 이유
- 리스크와 전망: 11월 금통위 인상론과 최고가격제 출구
- 시사점: 정책·산업·가계가 지켜볼 근원물가 지표
- 자주 묻는 질문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2026년 근원물가 추이: 8월 3.4% 정점 뒤 두 달째 2.8%
근원물가는 8월 3.4%로 정점을 찍고 두 달 만에 0.6%p 내려왔지만 9월과 10월 연속 2.8%에서 더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근원물가는 국제 기준(OECD 방식)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와 한국식인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로 나눠 보는데요. 10월에는 둘 다 2.8%였고 한국식 근원은 9월 2.7%에서 오히려 올랐습니다.
KB Think에 따르면 5월 근원물가 2.5%는 2024년 2월 이후 27개월 만의 최고치였고 같은 달 개인서비스 물가는 3.2%에서 3.7%로 뛰었습니다. 지금의 2.8%는 씨티 김진욱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상당 기간 2.8\~3.0%' 전망의 하단에 걸려 있습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근원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9월 -0.1%에서 10월 +0.4%로 돌아섰다는 점입니다. 마켓잉크가 전한 이 수치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그대로여도 가격을 밀어 올리는 힘이 다시 세졌다는 신호입니다. 근원은 석 달째 물가안정목표 2%를 0.8%p 이상 웃돌고 있습니다.
품목별 분해: 석유류·외식이 올리고 채소가 내렸습니다
10월 헤드라인은 석유류와 외식이 끌어올리고 채소가 끌어내렸습니다. 전체 상승률 가운데 각 품목이 차지한 몫인 기여도를 보면 석유류 0.56%p, 외식 0.42%p로 두 품목만 합해도 0.98%p입니다. 10월 상승률 2.8%의 약 35%에 해당합니다.
| 품목 | 10월 상승률(%) | 특징 |
|---|---|---|
| 석유류 | 14.9 | 경유 19.7%, LPG 14.5%, 휘발유 11.6% |
| 외식 | 2.9 | 2월 이후 최고, 생선회 5.9% |
| 가공식품 | 2.9 | 11개월 만의 최고 |
| 즉석식품 | 12.4 | 9월 9.5%에서 확대 |
| 컴퓨터 | 26.2 | 반도체발 비용 전가 |
| 휴대전화기 | 10.8 | 2001년 5월 이후 최고 |
| 농산물 | -7.5 | 채소류 -11.2% |
2026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자료: 국가데이터처 발표를 인용한 뉴스1·뉴스핌·파이낸셜뉴스 보도.
10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110.7달러로 1년 전 65.0달러보다 약 70% 비쌌습니다. 그런데도 석유류 상승률이 14.9%에 그친 것은 최고가격제가 휘발유를 리터당 1,850원 안팎에 묶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이투데이 분석처럼 근원에는 경직적인 품목만 남았습니다. 반면 신선식품지수 하락(-6.2%)처럼 작황에 기댄 둔화는 언제든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근원물가를 받치는 전자제품·먹거리 가격과 서비스물가 경직성
근원물가를 떠받치는 압력 가운데 가장 새로운 것은 반도체발 전자제품 가격입니다. 휴대전화기 상승률 10.8%는 2001년 5월(16.5%) 이후 25년 5개월 만의 최고치이고 컴퓨터는 26.2% 뛰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수출과 소득을 넘어 소비자물가로 직접 번지는 경로가 열린 것입니다.
먹거리에서는 비용 전가가 이어졌습니다. 가공식품은 출고가 인상과 명절 할인 종료로 2.9% 올랐고 즉석식품은 12.4% 뛰었습니다. 에너지는 근원 계산에서 빠지지만 고유가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을 거쳐 이런 품목으로 옮겨붙습니다.
가장 끈질긴 것은 서비스물가입니다. SBS Biz는 인건비 비중이 크고 생산성으로 원가를 줄일 여지가 작다는 점, 한번 오른 외식비·학원비가 새 기준선으로 굳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 역시 근원물가가 "오르기도 천천히 오르고,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5월에도 유가 충격은 국제항공료(33.5%)와 해외단체여행비(26.3%)로 먼저 번졌습니다.
여기에 수요 압력이 더해졌습니다.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0% 늘어 한국은행 전망치 0.3%의 3배를 넘었습니다. 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가격 상승이 외식 밖의 서비스로 퍼지는지가 일시 요인과 지속 요인을 가르는 기준이라고 짚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 2.7%에 고정, 2차 효과는 시작됐나
소비자의 물가 예상은 목표보다 높은 곳에서 굳었고 이는 2차 파급효과가 다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전한 한국은행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소비자가 예상하는 앞으로 1년 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7%였습니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도 모두 2.6%로 중장기 기대마저 목표를 0.6%p 웃돈 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한은은 유가 상승과 최고가격제 연장·금리 인상이 서로 상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가 느낀 지난 1년 물가 상승률(물가인식)도 2.9%로 실제보다 높습니다.
2차 파급효과란 유가 같은 1차 충격이 임금과 다른 품목 가격으로 번지는 현상입니다. 한국은행은 2023년 분석에서 근원물가가 더디게 둔화한 원인으로 서비스소비·노동시장 호조, 비용 인상의 2차 파급효과, 근원 자체의 높은 지속성을 꼽았습니다.
과거 국면·국제 비교: 한국만 헤드라인과 근원이 같은 이유
한국의 헤드라인과 근원이 거의 같은 것은 최고가격제와 채소값이 헤드라인을 누르고 전자제품과 외식이 근원을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같은 중동발 에너지 충격 속에서 미국과 유로존은 헤드라인이 근원보다 1%p 이상 높습니다.
| 지역(9월 기준) | 헤드라인 | 근원 | 격차 | 특징 |
|---|---|---|---|---|
| 미국 | 3.7 | 2.6 | 1.1%p | 주거비 3.2% |
| 유로존 | 3.8 | 2.5 | 1.3%p | 에너지 18.9%, 서비스 3.2% |
| 한국 | 2.9 | 2.8 | 0.1%p | 10월은 둘 다 2.8% |
단위: %, 전년 동월 대비. 자료: CNBC(미국 노동통계국 자료), Eurostat, 국가데이터처 발표 보도.
Eurostat 자료로 보면 유로존 헤드라인 3.8% 가운데 에너지 기여도가 1.71%p로 약 45%입니다. 한국은 9월 근원이 미국보다 0.2%p, 유로존보다 0.3%p 높은데도 헤드라인은 0.8\~0.9%p 낮았습니다. 한국의 낮은 헤드라인을 물가 안정으로 읽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과거 국면과 견줘 봐도 근원의 끈질김은 낯설지 않습니다. 아주경제가 전한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2\~2023년 헤드라인은 2022년 7월 6.3%에서 10개월간 3.0%p 내렸습니다. 근원은 2022년 11월 정점 4.3%에서 6개월간 0.4%p 내려 3.9%에 머물렀습니다. 정점 이후 6개월 하락 폭이 1998년 2.2%p, 2008년 1.5%p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더뎠습니다. 당시 근원상품은 과거와 비슷하게 내려갔지만 근원서비스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번 국면에서 근원은 8월 정점 3.4%에서 두 달 동안 0.6%p 내려왔고 외식과 서비스가 근원을 떠받친다는 점도 닮았습니다. 다만 2022\~2023년이 수요 회복형이었다면 이번에는 에너지 공급 충격과 가격 통제가 섞여 있습니다. 통제가 풀릴 때 물가가 다시 뛸 위험이 따로 있는 셈입니다.
리스크와 전망: 11월 금통위 인상론과 최고가격제 출구
시장은 11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25%로 오르고 최종금리는 3.50%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0.25%p씩 올린 뒤 10월 22일 연 3.00%로 동결하면서도 의결문의 추가 인상 문구를 남겼습니다. 신현송 총재는 "성장세나 물가 오름세가 오히려 8월보다도 더 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가 전한 기관별 전망도 같은 방향입니다. 키움증권은 11월 3.25%에 이어 2027년 2월 3.50%를,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11월 3.25% 인상 뒤 2027년 말까지 동결을 내다봤습니다. iM증권은 가격 상승이 서비스로 확산되면 2027년 1분기 추가 인상 근거가 강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물가의 상방 리스크는 유가와 최고가격제 종료에 몰려 있습니다. 중동 충돌이 이어지면 두바이유가 110달러대에 머물 수 있습니다. 제도가 끝나면 눌러 둔 0.8%p가 헤드라인으로 되돌아오는데 10월 조건 그대로라면 헤드라인은 정부 추정치인 3.6% 수준이 됩니다. 전자제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한국은행 이지호 부총재보 역시 11월 물가가 2%대 후반을 이어갈 것으로 봤습니다.
하방 요인은 채소류 중심의 농산물 안정과 소비심리 약화(소비자심리지수 105.4, 1.2p 하락)입니다. 소비심리가 꺾인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내수 부담이 커집니다. 공급 비용 충격은 금리로 직접 다스리기 어렵다는 반론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시사점: 정책·산업·가계가 지켜볼 근원물가 지표
10월 헤드라인 2.8%의 둔화는 착시에 가깝고 실제 물가 압력은 근원물가 상승률 2.8%와 그 월간 반등이 더 잘 보여 줍니다.
- 정책: 판단의 중심은 근원의 전월 대비 흐름과 서비스물가, 기대인플레이션에 두어야 합니다. 최고가격제 출구는 유가를 보며 단계적으로 설계해야 물가가 다시 뛰는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산업: 가공식품·외식은 비용을 넘기려는 기업과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맞부딪히는 구간입니다. 전자제품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로는 메모리 가격을 함께 봐야 합니다.
- 가계: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도 인정했듯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기준금리가 3.25%로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지므로 상환 계획을 점검할 때입니다.
국내에서 지켜볼 지표는 11월 소비자동향조사의 기대인플레이션, 11월 26일 금통위 결정과 의결문 문구, 최고가격제 연장 여부입니다. 12월 초 나오는 11월 소비자물가에서는 근원의 전월 대비 상승률과 외식·가공식품·개인서비스 상승률이 관건입니다. 해외 변수로는 11월 4일 유로존 10월 물가 속보치와 11월 10일 미국 10월 CPI, 두바이유 흐름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근원물가는 무엇이고 왜 따로 보나요?
날씨나 국제 정세로 크게 출렁이는 식료품·에너지(한국식은 농산물·석유류)를 뺀 물가입니다. 일시적 충격을 걷어낸 기조적 흐름을 보여 주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정할 때 중요하게 참고합니다.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3.6%였다는 것은 실제 수치인가요?
아닙니다. 재정경제부가 제도 효과를 0.8%p로 추정해 되돌린 값입니다. 실제 측정치가 아니므로 제도가 끝날 때 되돌아올 압력의 크기를 가늠하는 참고값으로 읽어야 합니다.근원물가는 언제쯤 2%로 내려올까요?
씨티는 상당 기간 2.8~3.0%를 예상했습니다. 2022~2023년에도 근원은 정점 이후 6개월간 0.4%p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서비스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꺾이기 전에는 빠른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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